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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마 파이 코인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파이 코인은 파이 네트워크 앱으로 핸드폰에서 채굴을 할 수 있는 가상화폐의 종류이다.

초기 자본금이 들지 않고, 핸드폰만 있다면 채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심지어 최근에는 여러 블로그 포스트에서 그 가치가 무려 $100이나 한다는 글들이 여럿 올라와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핸드폰에 고이 모아둔 파이코인을 꺼내보기도 했다.


1 Pi = $100?

희망고문

2019년 테크 쪽에서 일하는 여러 친구들과 술을 한잔하면서, 친구들에게 소개받아 시작한 파이 코인. 당시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나름 핫했던 주제였고, 무엇보다도 자금이 안 든다는 점에 있어서 혹하여 나도 채굴하는 이들 중의 한 명이 되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그때의 파이 코인 채굴이 현재에 도움이 되었는가? 하면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가입했을 당시와 크게 변한 점이 없고, 초기에 초대를 통한 코인 획득이 아니고는 시간당 채굴량을 올리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중간에 여러 번 귀찮아져서 묵혀놨다가 다시 채굴하기를 여러 번, 채 1000 파이코인을 모으지 못했다.

초대 링크를 통한 코인 획득이 아니고는 아무리 꾸준히 한다고 해도 많은 수의 파이코인을 채굴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파이 네트워크에 벌써 3천만 명이 넘는 유저가 있고, 큰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지만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로 진입하기는커녕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현재의 파이 코인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아! 물론 여러 웹이나 Reddit에서는 파이 코인은$100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개인의 전망이 많았지만, 그것도 2~3년 전의 포스트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파이 네트워크 앱은 광고도 달기 시작했다, 모든 무료 앱들이 하듯이 말이다.

대체 파이 코인이 뭔데?

Nicolas Kokkalis와 Chengdiao Fan, 두 스탠포드 리서처들이 이 파이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2018년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아직까지도 파이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Pi 네트워크는 디지털 화폐, 앱, 그리고 MLM(Multi Level Marketing 멀티 레벨 마케팅 다단계와 유사한 방식) 방법을 혼합해 쓰고 있다.

파이 네트워크의 이용자가 급증하게 된 이유는 핸드폰으로 채굴이 가능하다는 것에 있는데. 대부분의 유저들에게는 이것이 큰 이점으로 생각되는 점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파이 코인과 달리 많은 GPU 프로세싱 파워를 필수로 한다.

한창 Nvidia GPU 대란이 일었을 RTX3080시리즈 개시 당시. 밤새 BestBuy 마켓에 줄 서 노숙해 본 경험자로 말하자면. 함께 줄을 선 이들의 반 이상이 비트코인/이더리움 채굴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고, RTX3080의 구매 가격은 $699~900 정도였다. 물론 이때 GPU 구매 커트라인에서 떨어진 나는 200만 원을 주고 구매하게 되었지만.

결론적으로 적게는 20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의 성능을 가진 GPU로 채굴, 쿨링을 해야 하는 점에서 본래의 코인 채굴은 초기 자본이 상당히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파이 코인은 정말로 먹기도 보기도 좋은 떡으로 보이는 것이다.


파이 코인 채굴 방법

파이 코인 '채굴' 방법이라 설명하기도 좀 애매하지만, '채굴'방법은 다음과 같다.

24시간마다 파이 네트워크 앱에 들어가 채굴 버튼을 누르는 것.

말이 좋아 '채굴'이지 이런 방법은 파이 코인 바우처를 받아 캡챠의 봇이 아님을 증명하는 'I'm Human' 체크박스에 클릭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앱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멤버로부터 초대를 받아야 하고, 파이 네트워크는 이런 referral 시스템을 이용해서 이용자 수를 늘리며 커미션으로 초대를 한 이용자에게 코인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파이 네트워크의 파이 코인은 핸드폰에 계속 저장되어 있고, 뺄 수도, 팔수도, 그렇다고 교환할 수 없는 허상의 화폐인 것이다.

파이 네트워크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곧' 메인 넷을 론칭하여 파이 코인을 쓸 수 있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론칭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

 


 

파이 코인 사용법

앱에서 파이코인을 마이닝 할 때는 초기 멤버들과 늦게 조인한 유저들이 갈리게 된다. 또 본인의 파이 코인 채굴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새로운 유저들을 초대하여 안전보안 서클을 키우는 것이 방법이다

파이 코인에서는 네 가지의 유저로 분리되는데.

  • Pioneer: 파이코인을 채굴하는 사람들
  • Contributor: 3~5명의 사람들을 초대해서 시큐리티 서클을 만든 사람들, 초대한 사람만큼 시간당 0.2파이를 더 받는다.
  • Ambassador: 새로운 유저를 파이 네트워크에 초대해서, 초대에 응한 사람만큼 최대 25% 높은 속도로 채굴할 수 있다.
  • Node: 파이 노드를 컴퓨터로 돌리는 사람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Pioneer 혹은 Contributor 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파이 코인의 위험성

사실 파이 코인의 위험성이라고 말하기 애매할 정도로 굉장히 오묘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파이 코인의 경제적 위험성은 없다.

 

앱은 다운로드하는 데에 무료이고, 채굴을 한다고 해서 돈이 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나 단점이라면 채굴을 24시간마다 확인해서 버튼을 눌러줘야 한다는 점으로 볼 수 있다.

파이코인을 시작하기 앞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이런 파이 코인의 채굴 시스템이 나에게 시간 낭비인가 아닌가이다.

어떤 유저들에게는 자동 사냥 돌리듯이 한번 버튼 누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나 손실은 없을 것이다.

만약 파이 코인이 흐지부지 없어지는 프로젝트더라도 돈을 쓰지 않았으니 부담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의 시간을 들여서 언젠가 팔 수 있는 가상화폐가 된다면 차라리 좋은 것이 아닐까?

최근 Pi 네트워크에서는 다음 페이즈로 가기 위해, 'Know Your Customer' (이른바 KYC)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에서 발급한 신분증을 등록을 유저에게 권하고 있다. KYC를 통해 파이코인을 판매, 구입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인데. 파이 코인의 미래만을 믿고 나의 정보를 넘긴다는 데에서 뭔가 께름칙한 느낌을 벗어내기 힘들다.


2018년부터 현재 2024년까지 아무런 발전도 없는 파이코인을 계속해서 채굴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이 파이 코인이 일종의 사회적 실험일 것이란 가설을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과연 사람들은 실제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를 언제까지 채굴할 것인가?' 같은 주제로 말이다.

파이코인을 시작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만이 이 가상화폐의 가치에 대해 판단해 줄 것이다. 하지만 파이 네트워크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도 않은 개인의 단체라는 것, 또한 그 커뮤니티가 '혹시'라는 희망에 함께 묶인 이들이란 걸 잘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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